텃밭 기록

초등학생 자녀가 있는 4가족을 위한 텃밭에 심고 싶은 작물(기록용)

잘키운텃밭 2022. 10. 13. 07:33

'우리 내년에는 뭘 심을까?'

텃밭에 다녀오는 차 안에서 긴 노을을 보면서 생가합니다. 내년에는 뭘 심어야 저와 아이들이 재미있게 밭에 참여하고, 맛있게 먹을까? 

 

사실 전문농가가 아닌 제가 심을 수 있는 작물은 한계가 있고 (난이도면에서) 평생동안 할아버지 밭에가보고, 직접 몇년간 밭을 일구어온 저희 아이들로서는 '우와 밭에서 상추따와서 먹는다!'이런 수준?은 지난 상황이라서 더욱 어렵습니다. 

 

내년을 미리 준비하는 맘으로 내년에 심을 작물을 미리 고민해봅니다. 텃밭 배치도까지는 내년에 확정하겠지만 일단 뭘 심는게 좋을까 브레인 스토밍으로 생각해주시면 좋겠어요. 혹시 저희처럼 아이들과 밭을 일구시는 분이 계시다면 아이디어도 함께 나누면 좋겠습니다.

 

주말농부 & 아이들과 함께 하기에 생기는 조건들

1) 1주일에 1번 이상 가야지만 생존이 가능한 작물 제외

2) 너무 섬세해서 다소 서툴고 거친 (내년이면 초2,5) 아이들의 손으로 죽이기 쉬운 작물 제외

3) 아이들이 절대 안먹을 것 같은 작물 제외

4) 먹기는 하는데 밭에서 아직 안심어본것 환영

 

위의 조건을 만족시키는 작물 리스트

 

1) 다양한 종류의 상추들

 

상추도 다양한 종류가 있는데요, 가장 기본 상추만 항상 심었는데요

(제가 이것만 주로 먹어서) 이번에는 좀 다양한 상추를 심어보려고 합니다.

아이들에게 잎채소에 대한 푸드 포비아를 없애주고 싶어서요^^

 

그래도 한 종당 5개이하, 총 상추는 20개 이상은 심지 않아야합니다.

신기한거 이것저것 심다가는, 아시겠지만 이게 날 때 한번에 왕창 자라기때문에, 

한동안 상추 많이 심었다가 정말 먹느냐 오히려 고생한 기억이 있거든요^^

 

후보 1) 청상추 오크종 (잎이 좁은 상추)

후보 2) 요즘 많이 심으시는 유럽상추 혹은 로메인 류

- 제가 샐러드랑 샌드위치로 활용해서 먹어보면서 아이들에게도 권해주려고 합니다.

아침에 샌드위치햄, 토마토, 계란등으로 샌드위치를 해주면 잘먹는데 한장씩 넣어서 스며들듯? 먹게 될껍니다👍

 

 

2) 콩종류

 

콩 잘 먹는 아이 어디 있나요?

저희 아이들은 콩을 정말 안먹습니다;;;

 

원래 콩을 그래서 전혀 심지 않다가 올해 4학년인 아이가 학교에서 강낭콩을 심으며 학교에서 남는 강낭콩을 나눠주셔서 베란다에서 심다가 전혀 안자라서;;; 밭에 옮겨 심어서 5개정도 잘 자랐는데요 제가 수확시기를 놓쳐서 장마에서 다 말라죽어버렸어요 ㅠ 그래도 건진 10개 정도....는 나름 제가 밥할때 딱 4개 넣어서 콩 나오는 사람이 당첨이라고 ㅋㅋㅋ 말해주니 먹긴하더라구요^^

 

내년는 완두콩, 강낭콩, 작두콩, 서리태, 팥......중에서 가장 잘 자랄만한것, 잘 먹을법한 것을 몇개 심어보려고 합니다. 올해 서리태를 심었는데 올해 잘먹는다면 그대로 서리태를 먹도록 하구요^^

 

서리태는 제 검은콩 다이어트용입니다 :) 성공하면 이것도 포스팅해볼게요.

 

3) 잎채소 중에서는 깻잎!

 

올해 내내 가장 잘 먹은 작물은 의외로 깻잎입니다. 저는 워킹맘인데 제가 식도염이 있고, 아이들때문에 1시간 먼저 퇴근하고 있기에 점심시간을 다른 직장인들처럼 쓰면 퇴근이 늦어지기 쉽기에 도시락을 싸가서 식사를 하는데요, 간단하게 깻잎과 볶음 고기, 참치, 멸치 등으로 도시락을 준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영양소도 충분하고, 상쾌한 기분도 좋구요.

제가 워낙 깻잎을 좋아하기도하구요^^

 

4) 땅속에 있는 작물 더 다양하게

 

땅콩 - 올해 땅콩이 중간에 다 죽어서;;; 너무 작았는데요 아이들이 내내 먹기에 좋은 작물이니 내년에 확장.

감자 - 두더지, 고양이등이 너무 많이 먹어서 한동안 안심다가 올해 도전했는데, 가뭄이 심하던 봄에 말랐는지 싹이 너무 늦게나서 결국 수확에 실패. 내년에는 꼭 아이들과 이른봄부터 심고 관리잘해서 포슬한 감자쪄서 먹어보고싶습니다.

울금, 야콘 도전? 난이도를 알아보고 심어보려고 합니다.

 

5) 키큰 작물 옥수수, 해바라기

 

옥수수를 따자마자 쪄서 드셔본적 있으신가요? 24시간안에 쪄야 아무 양념없이도 정말 맛있는데요, 올해 많이 심고도 가뭄으로 잘 자라지 않아서 죽기도하고 많이 맺히지도않아서 속상한 작물입니다. 내년에도 옥수수는 많이 심을 예정.

 

또 옆 이웃을 보니 해바라기를 밭에 심어서 씨앗을 받아서 드신다고 하던데, 아이들이 신기해하더라구요. 내년에는 저도 밭의 가장자리에 해바라기를 심어서 씨앗을 받아보고, 조경도 감상하려고 합니다.

 

6) 올해 심었는데 또 심을 것 리스트

 

- 방울토마토 (5개이내)

- 꽈리고추 (5개이내)

- 아삭이고추 (5개이내)

- 청경채, 비타민,케일

- 김장작물(배추,무,알타리)

- 대파, 쪽파, 부추

- 시금치

 

7) 안심기로 / 덜심기로 결심한 작물

 

- 피망, 파프리카 (탄저병 약을 안치니 매년 실패)

- 수박, 참외 (결국 따먹은건 몇년당 1번인데 애들이 좋아했다가 실망하기 일쑤)

- 오이, 노각 (내가 키운애들은 뭔가 맛이 없어서 안먹게 되어서)

- 고추 (성수기에 너무 많이 나와서 처치곤란. 덜심기로 결심)

- 고구마 (밭을 방치하기 좋아서 매년 많이 심는데 항상 한두박스 남는다)

 

 

 

이렇게 보니 마치 엄청난 농장같지만 서로서로 시기가 다른것도 있고 (예를들어 방울토마토 뽑고 그 자리에 배추를 심습니다) 모종으로 사는 것들은 대부분 하나당 5개 이내, 2-3개만 심는것도 많아서 사실 제 밭은 굉장히 작습니다 :)

 

올해는 가까운 시민 농장에 가장 자주가고 근처의 친정아버지 밭을 서브로 사용했는데요, 내년에는 아예 친정아버지 밭만 사용할지 고민이네요^^

 

벌써 내년 봄을 생각하니 설렙니다.

어제도 깻잎을 뽑아버렸는데 점점 밭의 작물들이 없어지니 아쉬웠거든요^^

 

키우기쉽고 아이들도 좋아하고 신기해하는 작물 있으면 추천도 받습니다!

내년도 풍작을 꿈꾸며...:)